제목[탐사기획-잊혀진 국군포로](3-4)정용봉 재향군인회 미 서부지회장2017-10-0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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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서 성의 보이면 생존자 당장 돌아올것”
“미군들은 한국전 당시 전사자 유해를 찾기 위해 개마고원 눈밭을 뒤진다는데, 살아 있는 국군포로 한 명도 귀환시키지 못하는 한국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정부입니까?”
정용봉 재향군인회 미국서부지회장(78·LA 나라은행 명예이사장·사진)은 지난달 30일 “6·25전쟁 당시 남측 포로 8만명 중 유엔군 1만명은 모두 귀환됐지만, 한국군은 7만명 중 불과 7900명만 돌아왔다”며 “국군포로가 제대로 귀환되지 않은 원인이야 어찌됐건,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된 542명은 제네바협정에 따라 당장 귀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군포로 해결 문제를 정치권에 촉구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을 방문한 정씨는 “북한도 국군포로를 남쪽으로 송환하면 인권 유린 국가라는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할 일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군포로 귀환은 이처럼 남북한 양측에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로, 양측 정부가 조금만 성의를 보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데 왜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이 문제 해결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6·25 당시 육군 8사단 중대장으로 강원 양구지역 전투 등을 지휘한 참전군인이다. 그는 1950년 12월 양구에서 인민군 7사단과 벌인 치열한 전투 끝에 부하 116명 중 100여명이 포로가 된 아픈 기억 때문에 사재를 털어 한국을 오가며 국군포로 귀환 문제 해결에 매달리고 있다.
정씨는 지난 4월 23일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북한 억류 국군포로 송환위원회’와 ‘디펜스포럼’ 공동 주최로 미 하원 레이번빌딩에서 국군포로 실상을 알리는 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에 ‘탈북 국군포로 1호’인 조창호 예비역 중위 등 귀환 국군포로 2명이 참석해 국군포로 인권 실태를 미국 사회에 생생하게 알렸다.
그 결과 헨리 하이드 연방 하원 외교관계위원장이 5월 27일 ▲납북자와 국군포로의 즉각 석방 ▲북한과의 핵협상 때 납북자와 국군포로의 송환 문제를 제기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상·하원에 동시 제출했다.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가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처음 거론된 것이다.
정씨는 “사실 우리 내부 문제를 미국에까지 가서 알리는 것은 창피한 일이지만, 우리 정부가 나서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며 “앞으로 미국이 북한과의 회담 때 국군포로 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한국 정부는 북한이 국군포로가 단 한명도 없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무책임한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정부가 억류 국군포로 문제를 계속 방치하면 앞으로 누가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키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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